마케팅이 무엇인지를 한마디로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어떤 사람들은 마케팅을 물건을 파는 기술, 화려한 광고, 친절한 서비스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마케팅을 ‘사업을 성공시키는 열쇠’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우리는 마케팅이 크게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그 한 가지 의미는 기업을 경영하는 철학으로서의 마케팅이다.
마케팅의 또 다른 의미는 기업이 행하는 여러 가지 활동 중의 일부로서 마케팅이다. 기업은 자본을 동원하고, 인재를 모으며, 상품을 만들고, 이를 판매하는 등 여러 가지 활동들을 행하고 있으며, 마케팅은 이러한 활동 중의 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1. 기업경영철학으로서의 마케팅: 마케팅 컨셉트
마케팅이란 단어는 어떤 때에는 기업이 행하는 어떤 구체적인 활동(예:광고)을 뜻하기도 하지만, 다른 때에는 기업의 최고 경영자의 경영철학 중의 한 종류를 뜻하기도 한다.
경영철학이란 무엇인가? 이를 인생철학에 견주어 보면 이해하기 쉽다. 살다 보면 우리는 여러 가지 선택에 직면하게 된다. 사랑이 우선인가, 우정이 우선인가? 일이 우선인가, 가족이 우선인가? 둘 다 취할 수 있다. 이런 때에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소신을 인생철학이라고 부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작든 크든 기업의 최고경영자도 수시로 어려운 선택에 직면하게 된다. 주주에게 당장 더 큰 배당을 할 것인가, 직원에게 더 큰 보너스를 줄 것인가, 아니면 고객에게 더 큰 혜택을 제공할 것인가? 이런 때에 어디에 우선을 둘 것인지에 대한 신념을 경영철학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인생철학이 하나가 아닌 것처럼, 경영철학도 하나가 아니다. 주주를 직원이나 고객보다 중시하는 경영자가 있는가 하면, 직원을 주주나 고객보다 중시하는 경영자도 있다. 독자 여러분들은 이미 ‘마케팅적인’ 경영철학이란 고객을 가장 중시하는 것이라고 짐작하였을 것이다.
‘마케팅적인’ 경영철학을 마케팅 컨셉트라고도 부른다. 마케팅 컨셉트의 핵심은 고객의 욕구를 잘 충족시켜 주는 것이 기업의 가장 중요한 사명이고, 이익은 이러한 사명을 충실히 실천한 대가로 자연히 생기는 결과물로 본다는 데에 있다. 즉, 이익은 목표가 아니라 결과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을 잘못 이해하면 마치 기업에 이익을 포기하라는 말처럼 들리고, 무슨 자선단체에나 어울리는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다.
1. 고객으로부터 출발하라:필요와 욕구
‘기업을 경영하는 철학’으로서의 마케팅은 고객들이 현재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이해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앞으로 무엇을 원하게 될 것인지를 예측하는 것이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달성하는 지름길이라는 믿음에서부터 출발한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잘 나가는’ 기업들이나 ‘히트’상품들의 성공 비결이란 대부분 현재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기존 상품들보다 더 잘 충족시켜 주거나, 아니면 고객들이 앞으로 원하게 될 것을 미리 내다보고 준비해서 경쟁자들보다 앞서서 제공할 수 있었던 데에 있다.
그렇다면 고객이 ‘원하는 것’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고객이 원하는 것을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해 본다면 ‘필요’와 ‘욕구’라는 두 개의 단어로 나타낼 수 있다. 필요란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음식, 옷 등과 같은 기본적인 것들이 부족한 상태를 말하며, 욕구란 그러한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어떤 구체적인 수단을 원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배가 고프다는 것은 필요이지만, 라면이나 햄버거를 먹고 싶다고 느끼는 것은 욕구이다.
이처럼 필요는 인간이 태생적으로 가진 것으로서 누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기 어렵지만, 욕구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문화, 사회 또는 기업 활동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마케팅의 출발점이라고 할 때, 마케팅의 대상은 대게 필요가 아니라 욕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농심이 라면을 먹는 사람들이 무엇을 더 원하는지를 파악하거나, 혹은 라면을 먹지 않는 사람들이 왜 안 먹는지를 이해하여 보다 나은 라면을 개발한다면, 이것은 라면에 대한 욕구를 자극하고 충족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농심이 라면뿐만이 아니라 즉석밥 제품을 개발한다면, 이것은 밥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이렇게 욕구를 이해하고 충족시키고자 하는 것이 마케팅의 출발점이다.
2. 고객에게 경쟁자보다 더 큰 가치를 제공하라 : 가치와 편익
기업은 고객의 욕구를 단지 이해하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좋은 수단과 방법을 찾아야 한다. 여기서 ‘좋은’ 수단과 방법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든 돈으로 노트북 PC를 사려고 하는 A군과 B군의 경우를 살펴보자. 두사람은 Sony와 삼성 중에서 하나를 사려고 한다. Sony와 삼성의 노트북은 기능과 디자인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었지만, 가격은 Sony가 230만원, 삼성이 190만원이었다. A양은 평소에 고등학교 동창인 C양이 Sony 노트북을 들고 다니는 것이 부러웠기 때문에, 40만원이 비싸지만 Sony 노트북을 들고 다니는 것이 부러웠기 때문에, 40만원이 비싸지만 Sony 노트북을 사기로 결정하였다. 그러나 B군은 기능과 디자인에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고, 30만원이 더 싼 삼성 노트북을 사기로 하였다. A양은 Sony 노트북을 들고 다니는 것이 40만원 이상의 값어치를 준다고 생각한 것이고, B군은 Sony 노트북을 들고 다니는 것이 그 정도의 값어치를 주지 못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A양의 결정과 B군의 결정을 알기 쉽게 식으로 써보자. A양의 결정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Sony 노트북을 사서 얻는 것(기능, 디자인, 자부심 등) - Sony 노트북의 가격(230만원) > 삼성 노트북을 사서 얻는 것(Sony와 같은 기능, 디자인) - 삼성 노트북의 가격(190만원)
B군의 결정은 위와는 반대로 쓸 수 있다. 즉, 두사람이 구입한 브랜드는 다르지만, 두 사람은 자신이 얻는 부분과 자신이 그 대가로 지불하는 부분의 차이가 가장 크다고 생각되는 브랜드를 구입하였다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이것을 마케팅에서는 가치라고 부른다. 마케팅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최고의 상품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가장 값싼 상품을 만드는 것도 아니다. 고객에게 가장 큰 가치를 제공하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가치를 경제학에서는 효용이라고 부른다. 결국 기업이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란 고객에게 경쟁상품들보다 더 높은 가치를 주는(또는 더 큰 효용을 주는)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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