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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새로운 고객을 획득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by 성장하는 쏙쏙이 2022. 9. 6.

새로운 고객을 획득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이해하기 위하여 잠시 1990년대 말 무선호출 시장으로 가보자. 그 당시 다른 무선호출 획들보다 훨씬 더 늦게 시장에 뛰어든 해피텔레콤(01577)은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하여 01577에 가입하면 BASIC (시중 가격 10만원)을 준다는 파격적인 행사를 실시하였다. 이 행사는 언뜻 보면 무모하게 보이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해피텔레콤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

다른 무슨 호출 회사들보다 훨씬 더 늦게 시장에 뛰어든 해피텔레콤이 가입자를 확보하려면, 이론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방법이 있었다. 첫째, 아직 무선호출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을 가입시킨다. 둘째, 이미 012015 등 다른 무선호출 서비스에 가입한 사람들을 01577로 이탈시킨다. 만약 무선호출 서비스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미가입자가 아주 남아있는 경우라면 첫 번째 방법을 쓸 수 있겠지만, 당시 무선호출 서비스 시장에서는 가입자 수가 이미 1,200만을 넘어서 포화상태에 도달하였기 때문에 미가입자를 획득하기란 매우 힘들었다. 그러므로, 두 번째 방법이 채택되었다. 그러나, 이 방법을 쓰려면 매우 큰 미끼가 필요하였다. 이미 무선호출 서비스에 가입하여 큰 불만 없이 잘 쓰고 있는 사람이 서비스를 해지하고 새로운 번호를 부여받는 번거로움을 감수하게 하려면 시중 가격이 10만 원에 달하는 고급 청바지를 내걸지 않으면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고객을 획득하기가 어렵다면 기업이 지속해서 높은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고객을 일회용품과 같은 존재로 볼 것이 아니라, ‘재활용품과 같은 존재로 보아야 한다. , 상품을 구입하기 전에는 마치 간이라도 빼 줄 것 같은 시늉을 하다가 일단 상품을 구입하면, ‘내가 언제 너를 봤느냐하는 식으로 돌아서는 것은 매우 근시안적인 행동이며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태도이다. 이런 식으로 사업을 계속한다면 한 번 이 회사의 상품을 구입한 사람은 대부분 이탈하기 때문에, 이 회사는 매번 새로운 고객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몇 배의 비용이 드는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 상품을 구입한 사람들을 소홀히 취급하여 이들을 떠나보내고, 매번 새로이 고객을 사냥하는 수렵형 경영보다는 우리 상품을 구입한 사람들을 잘 가꾸어 자주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하는 경작형 경영이 장기적으로 더 바람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은 새로운 고객을 획득하는 데 드는 비용의 몇 분의 일에 불과하다.

 

 

생애 가치

 

 

경작형 경영이 수렵형 경영보다 더 높은 이익을 가져온다는 것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기로 하자. 우리가 경작형 경영을 해서 기존 고객들을 유지하는 데 성공한다면, 이 고객은 여러 번 우리 상품을 구입하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이 고객으로부터 단 한 번의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이익의 흐름을 얻게 된다. 이렇게 어떤 고객으로부터 얻게 되는 이익 흐름의 현재가치를 생애 가치 또는 고객자산이라고 부른다. 이것을 앞으로는 생애 가치로 통일해서 부르기로 한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생애 가치에서의 가치는 앞에서 나온 편익과 비용의 차이로 정의된 가치와는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다는 점이다. , 생애 가치에서의 가치는 고객으로부터 기업이 얻게 되는 이익을 의미하지만, 앞서 나온 가치는 어떤 상품으로부터 고객이 얻게 되는 편익과 그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의 차이를 의미한다.

 

 

(1) 생애 가치 계산 방법

 

 

생애 가치를 계산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대개의 경우, 여기에 필요한 정보는 기존 고객들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아니면 회사 안에 있는 전문가들의 판단을 종합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 편의상 1년에 한 번 구입되는 어떤 상품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새로운 고객을 획득하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이 고객을 획득하기 위하여 지출될 예산, 그 비용을 투입했을 때 이 고객이 획득될 확률, 그리고 이 고객에게 이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단위당 마진을 추정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습지 사업을 하는 회사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 회사는 매년 1~2월에 예비 고1을 대상으로 신규 회원을 모집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 텔레마케팅)을 펼치곤 하는데, 예비 고1 한 명당 2만원의 예산(이를 획득 예산이라고 부르자)을 들일 계획이라고 한다. 물론 이렇게 노력한다고 해서 모두 회원으로 가입하는 것은 아니며, 과거의 경험으로 보면, 접촉한 예비 고1 10명 중 2명 정도만이 가입했다고 한다. , 잠재 고객 한 명당 2만 원을 써도 20%만이 가입하는 셈이다(이를 획득률이라고 부르자). 그리고 회원으로 가입할 경우, 처음 1년 동안 구독료에서 거둘 수 있는 마진은 10만 원이라고 한다. 이러한 수치를 갖고  '홍길동'이라는 예비 고1 학생으로부터 이 회사가 기대할 수 있는 첫해 동안의 이익을 계산하면 다음과 같다.

 

(획득률)*(마진-획득 비용)+(1-획득률)*(-획득 비용)

=0.2*(10-2)+0.8*(-2)

=0(만원)

 

다음 단계로, 이 고객과의 관계가 유지되는 기간 매년 예상되는 이익 흐름을 추정하고 이것의 현재가치를 추정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이 고객을 유지하는데 매년 지출될 예산, 그러한 비용을 투입했을 때 이 고객이 유지될 확률, 단위당 마진, 그리고 현재가치로 환산하기 위한 할인율이 필요하다.

학습지 회사의 경우로 다시 돌아가서, 구독 기간이 끝나갈 무렵이면 구독 연장을 유도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곤 하는데, 회원 한 명당 1만 원의 예산(이를 유지 예산이라고 부르자)을 들일 계획이라고 한다. 물론 이렇게 한다고 해서 모두 구독을 연장하는 것은 아니며, 과거의 경험으로 보면, 기존 회원 10명 중 6명 정도만이 연장했다고 한다. , 회원 한 명당 1만원을 써도 60%만이 유지되는 셈이다(이를 유지율이라고 부르자). 그리고, 마진은 10만 원 그대로라고 한다. 이러한 수치를 갖고, 앞에서 살려본 홍길동이라는 예비 고1 학생으로부터 이 회사가 기대할 수 있는 둘째 해 동안의 이익을 계산하면 다음과 같다.

 

(획득률) * {(유지율)*(마진유지비용) + (1유지율) *(-유지비용)}

=0.2*{0.6*(10-1)+(0.4*(-1)}

=1(만원)

 

마찬가지로, 셋째 해 동안의 기대 이익을 계산하면,

(획득률)*(유지율)*{(유지율)*(마진-유지 비율)+(1-유지율)*(-유지비용)}

=0.2*0.6*{0.6*(10-1)+0.4*(-1)}

=0.6(만원)

 

 

정리하면 홍길동이라는 예비 고1 학생으로부터 이 회사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첫해에는 0, 둘째 해에는 1만원, 셋째 해에는 0.6만 원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이익이 생기는 시점이 제각기 다르므로, 이를 그대로 합산하기보다는 위의 기대이익을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환산한 다음에 합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령, 내년에 들어오는 1만 원은 올해에 들어오는 9,000원만큼의 가치가 있고, 내 후년에 들어오는 1만 원은 올해에 들어오는 8100원만큼의 가치가 있다면, 위의 예비 고1 학생으로부터 이 회사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의 가치는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1.386만 원으로 계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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