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치라는 개념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1. 어떤 상품으로부터 얻는 부분은 여러 가지 편익의 묶음이다.
A양이 Sony 노트북을 쓰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나열해보면, 세련된 디자인, 얇고 가벼움, 긴 배터리 시간, 빠른 처리 속도, 그리고 Sony를 갖고 있다는 ‘자부심’ 등 여러 가지이다. 마케팅에서는 어떤 상품이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이러한 효과들을 편익이라고 부른다. 어떤 상품이든지 고객에게 한 개가 아니라 여러 개의 편익을 제공하는 것이 보통이다. 예를 들어 치약은 충치 예방 효과, 플라그 제거 효과, 입 냄새 제거 효과, 치아 미백 효과 등과 같은 여러 가지 편익의 묶음이라고 볼 수 있다. 단지, 어떤 치약 브랜드는 미백 편익이 높고 다른 브랜드는 충치 예방 편익이 높을 수 있으므로 고객에게 어떤 편익이 더 중요한가에 따라 그가 사는 브랜드가 달라질 것이다.
2. 편익의 크기는 객관적일 수도 있고 주관적일 수도 있다.
어느 노트북 컴퓨터의 화면이 더 큰지는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지만, 어느 노트북 컴퓨터의 화면이 더 선명한지는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어렵다. 어느 노트북 컴퓨터가 얼마나 더 큰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가도 마찬가지이다. 이처럼 편익 중에는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는데, 이런 편익을 평가할 때 구매자는 여러 가지 요인들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 가령, 실제로는 삼성 노트북의 화면이 더 선명하지만, 구매자는 Sony라는 브랜드 때문에 Sony의 화면이 더 선명하다고 느낄 수 있다. 이 책의 후반부에서 다루겠지만, 이러한 이유로 단지 더 나은 상품을 만드는 것은 충분하지 않으며, 우리 상품이 더 낫다는 것을 믿게 만들어야 한다.
3. 구입 가격만이 전부가 아니다.
단지 구입가격만이 전부가 아니라, 상품에 따라서는 구입하기 위하여 들여야 하는 시간과 노력은 물론, 그 상품을 사용하면서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금전적 또는 비금전적 비용도 매우 중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나 PC 같은 내구재의 경우, 구입가격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나중에 중고 시장에서 제값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미국의 델(Dell)은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자기 회사의 인터넷 사이트에 중고 델 컴퓨터를 경매로 사고파는 사이트를 개설하였다. 이 덕분에 델 컴퓨터를 쓰던 사람들은 제값을 받고 컴퓨터를 처분할 수 있었고, 이것은 델이 새 PC를 판매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었다. (이에 덧붙여 이 회사는 수수료 수입도 잡을 수 있었다). 또 다른 예를 들면, 치과의 경우 단지 치과에 가야 한다는 심리적 비용(즉, 두려움)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므로, 환자들의 두려움을 들어줄 수 있도록 의사와 간호사들의 표정 관리를 하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다.
4.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총비용이 경쟁상품들과 동일하다면 더 많은 편익을 제공하여야 한다. 둘째, 총편익이 경쟁상품들과 동일하다면 고객이 지불하는 총비용을 낮추어야 한다. 단지 상품은 그저 그런데 가격만 낮다거나, 상품은 좋은데 가격이 비싸다면 고객이 별로 큰 가치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3. 획득된 고객을 유지하라: 고객의 획득, 유지, 생애 가치
기업은 일반적으로 여러 가지 목표를 추구하지만, 그중에 빠짐없이 들어있는 목표는 이익에 관한 목표이다. 예를 들어, 어떤 식품 회사가 고객에게는 영양 많고 편리한 식품 및 음료를 통하여 삶의 질을 높이고, 종업원에게는 자아를 성취할 수 있는 직장을 제공하고, 지역사회에는 좋은 기업 시민으로서 행동하고, 주주들에게는 투자한 자본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주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고 할 때, 마지막에 언급된 목표가 이익에 관한 목표에 해당한다.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반드시 기업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이익을 지속해서 내야 한다.
1. 고객의 획득과 유지
우리는 앞서 기업이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편익을 높이거나, 비용을 낮추어야 한다고 배웠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기업의 이익이 높아지기는커녕, 낮아질지도 모른다. 경쟁상품보다 더 큰 편익을 제공하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원가가 높아질 것이다. 경쟁상품보다 더 저렴한 상품이 되기 위해서는 아마도 판매 가격을 낮추어야 할 것이다.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원리와 높은 이익을 지속해서 내야 한다는 목표는 동시에 잡을 수 없는 두 마리의 토끼 같은 것은 아닐까?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원리를 실천하면서도 지속해서 높은 이익을 거둘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에 답하려면 다음과 같은 중요한 원리를 이해하여야 한다.
대개 고객과 관계는 한 번의 거래로 끝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은행 적금에 가입한 20대 회사원이 몇 년 후에는 결혼자금 대출이 필요하게 될 것이고, 또 몇 년 후에는 주택자금 대출을 받게 될 것이고, 또 몇 년 후에는 자녀 학자금 대출이 필요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그 중간마다, 신용카드, 환전, 보험 등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은행은 이 고객에게 적금 하나 판 것으로 그치고 다음번에는 새로운 고객을 찾아 나설 것인가 아니면 이 고객이 다음번에도 이 은행을 다시 찾도록 만들 것인가?
이 문제에 답하기 위하여 사람들을 아주 단순하게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종류로 나누어 보자. 우리 회사의 고객, 경쟁회사의 고객, 그리고 아직 어느 편의 고객도 아닌 사람(즉, 미사용자). 현재 우리 회사의 고객이 아닌 사람(즉, 경쟁자의 고객이거나 아니면 미사용자)으로 하여금 다음번에 우리 회사의 상품을 사게 만드는 것을 획득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현재 우리 회사의 고객인 사람으로 하여금 다음번에도 우리 회사의 상품을 구입하게 만드는 것을 유지라고 부른다. 이와는 반대로 우리 고객이 다음번에 다른 회사의 고객이 되는 것을 이탈이라고 부른다. 문제의 핵심은 현재 우리의 고객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보다 새로운 고객을 획득하는 데 드는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든다는 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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